여행

말라카여행

헷빛 2024. 1. 30. 20:50

 
  말라카여행의 시작점 네덜란드 광장
  광장이란 말만 듣고 엄청 넓은 곳일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예전에 넓었겠지만..
  말라카의 첫인상은 무척 덥고 습하다는 것.
 쿠알라룸프르 TBS터미널에서 10시 30분 버스표를 기계에서 구입해 타고 갔다.  출발시간 보다 12분 정도 늦게 출발했다. 2시간여 걸려 도착하니 오후12시 반이 넘었고, 그랩불러 타고 네덜란드 광장에 내리니 1시가 넘었다. 출발하기전 터미널에서 나시르막을 먹은 터라 배가 고프지 않아, 광장주변을 어슬렁거렸는데, 아뿔싸!
  우리가 간 월요일은 문닫는 곳이 많았다. 음식점 중에서도 맛집으로 소문난 딤섬집 등은 금토일에만 영업을 한다고!
존커스트리트에 등장하는 거리음식점들도 금토일에만 등장한다고!
  광장에 면한 교회와 스텐리박물관도 이날 문을 닫아 겉에서만 보았다. 근데 사전 정보에서 얻은 그대로, 대낮엔 더워서 다니기 힘들었다. 단체로 온 분들은 이동시 버스를 타 잠시 더위를 식힐 수 있겠지만, 우리처럼 개인 여행 온 이들은 식당이나 카페 혹은 박물관에 들어가야만 했다. 
  사람들이 많이 걸어가는 방향으로 가보니 언덕 위로 올라간다. 폐허가 된 교회건물이 지붕이 없는 채로 있어 운치를 더했다. 여기서니 말라카의 나즈막한 건물들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저 안쪽에서는 기타치며 팝송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꽤 낭만적인 분위기였다. 교회 내부 벽에는 망자들의 묘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1600년대 포루트갈, 네덜란드 등지에서 이곳 말라카까지 와 병들어 죽은 젊은이들의 생몰년과 간단한 이력이 기록되어 있었다. 이제는 후손 조차도 기억하지 못할 그들을, 전혀 몰랐던 이역만리에 사는 한국인이 와서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다니... 인생이란 참 알수가 없는 것이고 예측할 수 없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기타치며 노래하는 분에게 10링깃을 기부하니, 한국인이라며 반가워했다. 아무말도 하지 않았는데, 내 인상착의만 보고, 알아맞춘 것이다. 악사는 고맙다며 '아리랑'을 불러주었다. 가사를 어찌 알고 끝까지 불렀다. 난 어디가면 중국인 혹은 일본인이냐고 물어보는데, 어찌 알았을까 한국인인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