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미술관 니콜라스 파티 전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스위스 출신의 현대 미술가, 니콜라스 파티(Nicolas Party)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니콜라스파티는 "특유의 생동감 있는 색감과 독특한 회화적 스타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는 이번에 대중에 알려지게된 것 같다.
초현실적이고 환상적인 풍경, 정물화, 초상화를 제작하고, 과거의 전통적 예술 형식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것이 특징이라고들 칭찬한다. 강렬한 색상과 부드러운 형태가 보는이들에게 독특한 감각을 느끼게 한다고 말이다.
그의 작품은 ' 전통적인 유화나 프레스코화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인 색채와 패턴으로 재해석 했다는 점'에서 ' 파스텔을 즐겨 사용해, 부드럽고 따뜻한 질감을 느끼게 한다는 점', '전시 공간 전체를 작품으로 변모시키는 데 뛰어나고, 벽화나 맞춤형 설치물을 통해 관람객이 작품 속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듦' 등을 주요 특징으로 들 수 있다.
니콜라스 파티의 작품은 세계 여러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전시되었으며, 대표적인 전시는 뉴욕의 하우저 & 워스(Hauser & Wirth), 런던의 서펜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y) 등에서 열린 것이다. 초상화와 정물화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대표작 속에는 인물이나 사물이 단순하면서도 독창적인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어 어렵다는 인상은 없다. 그는 과거 미술가들(예: 조르조 데 키리코, 에두아르 마네 등)의 영향을 받았지만, 현대적 맥락에서 재구성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조형언어를 구축했다고 한다. 회화의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이를 재구성해 현대 미술계에 신선한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니콜라스파티가 전통을 차용했다는 것은, 서양미술사로만 국한된다.
호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에서 한국전통미술사의 주요 작품을 전시한 바는, 그의 특징인 '전통 차용'방식의 맥락에 닫지 못했다. 태항아리나 용두보당 같은 경우는 파티의 작품이 배경이 되어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군선도나 십장생도, 운판 등은 단순히 오브제일 뿐이다. 십장생등의 동물을, 기존의 초상화에서 처럼 오브제로 썼을 뿐이다. 맥락이 느껴지지 않았다.
한국전통미술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했을 그에게 호암미술관 같은 곳에서 곳간과 마찬가지인 수장고를 열어, 누구나 보기 어려운 작품들을 보여주며 얻은 결과가 이것인가? 한국 미술계와의 맥락을 갖기 위해, 이번 전시가 기획되었겠지만, 한국미술사와의 맥락이 느껴질 작품은 청자를 그린 초상화 한점 뿐이다. 그것도, 맥락적 이해보다는 그가 한국전통미술의 걸작을 오마주 했구나 하는 생각이지, 전통을 차용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시작적 효과만 차용한 느낌이다. 특이하게 생긴 형상들을 그려낸 것일뿐..
니콜라스파티는 뉴욕의 하우저 & 워스(Hauser & Wirth)와 같은 강력한 국제 갤러리와 협력하여 상업적 성공과 세계적인 명성도 거머쥐었다. 그러나 이번 호암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은 새로움도, 홍보되고 있는 전통의 차용도 거리감 있게 느껴진다.
호암미술관의 이번 니콜라스파티전시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계의 빅마우스이자 큰 손이 밀고 있는 작가 전으로 보인다. 차라리, "세계에서 가장 핫한 작가의 내한 전"이라고 솔직히 말했으면 더욱 세간의 관심을 받지 않았을까? 뭔가 있어보이지만 맥락없는 '더스트' 보단...